비우기 챌린지! 버린 건 물건인데, 정리된 건 마음
어느 날 방 안을 둘러보다가
‘이건 진짜 좀 너무 쌓였다...’ 싶었다.
물건도 많고, 어수선한 느낌도 크고.
정리 한 번 해볼까 싶어서 별 생각 없이
비우기 챌린지를 시작하게 됐다. ㅎㅎ
하루에 하나씩만 버리자는 규칙으로 일주일 해봤는데,
생각보다 마음도 꽤 많이 정리됐다는 게 신기하다.
1일 차 – 유리컵 하나 치웠을 뿐인데
첫날엔 딱히 뭘 버릴지 떠오르지 않아서 책상 위를 훑어봤다.
눈에 띈 건 묵직한 유리컵 하나.
예전에 카페에서 받은 기념품 컵인데, 예쁘긴 한데 무거워서 잘 안 썼다.
쓸 일 없으면서 괜히 아깝다고 두고 있었던 건데,
“앞으로도 안 쓸 거면 뭐하러 남겨두지?” 하는 생각이 들자
흔들림 없이 버릴 수 있었다.
컵 하나 정리했을 뿐인데 책상이 갑자기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음...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나쁘지 않았다. ㅎㅎ
2일 차 – 서랍에서 추억 정리
둘째 날엔 서랍을 열었다.
거기엔 영화 티켓, 전시회 팔찌, 예전 손편지, 오래된 명함까지.
딱 열었을 땐 "와, 이거 아직도 있었네?" 싶었고,
꺼내보면서 잠시 그때를 떠올렸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정리하는 건 좀 어렵다.
그래도 버릴 건 버리고, 간직하고 싶은 몇 개만 남겨두기로 했다.
그날 정리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어쩐지 끝나고 나니 마음이 조금 정돈된 기분이었다.
버린 건 종이 몇 장이지만, 머릿속도 같이 정리되는 느낌.
3일 차 – '언젠가 입겠지'와의 작별
세 번째 날엔 옷장으로 향했다.
정말 예상대로, 입지 않는 옷들이 여럿 나왔다.
특히 태그도 안 뗀 새 옷들...
“살 좀 빠지면 입지 않을까?”
“여행 갈 일 생기면 괜찮을 텐데...”
뭐 그런 생각으로 남겨뒀던 옷들인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정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은 정리함에 쏙.
음... 마음은 시원했다.
4~6일 차 – 본격적으로 손에 힘 들어감
넷째 날부터는 슬슬 속도가 붙었다.
욕실, 주방, 서재 순으로 영역 확장.
서랍마다 숨겨져 있던 ‘왜 아직도 있지?’ 싶은 물건들이 튀어나왔다.
욕실 서랍에선 굳은 샘플,
주방에선 유통기한 지난 양념,
서재에선 오래된 공책과 메모지.
조금 웃기지만, 이런 걸 왜 여태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ㅎㅎ
물건 하나 버릴 때마다
“이거... 그냥 관성으로 둔 거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7일 차 – 공간이 달라 보였다
일곱째 날은 마무리 느낌으로 가볍게 정리만 했다.
주요 정리는 다 끝났고,
눈에 띄는 자잘한 것들만 몇 개 더 비웠다.
물건이 확 줄어든 건 아닌데,
공간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진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도 더 정돈돼 있었다.
앉아서 방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예전보다 훨씬 덜 복잡해 보였다.
그거 하나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주일이었다고 생각했다.
정리하면서 느낀 점
일주일 동안 버린 물건은 대충 세어봐도 30개는 넘는다.
근데 그 숫자보다 더 크게 다가온 건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시간’을 매일 가졌다는 점이다.
이게 단순히 청소의 영역이 아니라
‘지금 내 공간에 꼭 필요한 건 뭘까?’를
매일 스스로 묻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느낀 건
버리는 게 아니라 ‘떠나보내는’ 거라는 거.
없애는 게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까?
한 번의 챌린지로 완벽하게 비우는 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매일 아니더라도
눈에 밟히는 것들을 하나씩 떠나보내는 루틴은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정리를 통해 공간이 정돈되고,
공간이 정리되면 하루가 조금 더 단순해진다.
단순해진 하루는 예상보다 훨씬 편안하다.